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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룡 감독의 신작 범죄도시 3을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영화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우선 메가폰을 잡은 이상룡 감독님은 범죄도시 1편에서는 조연출을, 범죄도시 2편에서는 연출을 맡은 이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범죄도시 시리즈의 정신이자 그 자체라고 말할 수도 있는 마동석 1, 2편에 이어 이번 3편에서도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니까 1년 만에 돌아온 범죄 도시 3 역시 범도인들이 만들어낸 범도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작품인 것입니다. 이렇게 연작으로 나오는 작품은 어쩔 수 없이 앞선 영화들과의 비교를 할 수밖에 없을 텐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앞선 두 편에 비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좀 급하게 나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반복되는 몇 가지 패턴들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피로도를 쌓이게 하지는 않을까라는 질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압도적인 흥행 영화 <범죄도시3> 아쉬운 점

범죄 도시 3에서 가장 아쉬웠던 지점은 반복되는 패턴이었습니다. 물론 범죄 도시 2도 1편과 유사한 지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이물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2편과 1편 사이에 존재하는 약 5년의 갭이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요소가 단 두 번 반복되었다고 해서 그것을 관성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3편은 전편과의 격차가 1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드린 부분을 다시 반대로 적용해 보면 그러니까 비슷한 상황이 세 번째 반복되는 것은 확실히 두 번과는 다른 루즈한 감응을 주는 것. 이에 대한 예시는 크게 두 가지 측면 정도를 거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이야기의 구조. 범죄도시 시리즈는 공식화되어 보일 정도로 1, 2, 3편의 구조가 동일해 보이는데 특히 도입부가 그렇습니다. 영화는 시작점에서 한 사건을 통해 빌런의 잔악함을 보여주고 직후 메인이벤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의 범죄를 한 건 쿨하게 해결해 내는 마석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1편에서는 장신 패거리가 독사의 부하에게 응징을 가하는 도가 나온 뒤에 마석도가 칼을 들고 행패를 부리는 범죄자들을 처리하는 장면이 접붙었고 2편에서는 강해상이 베트남에서 납치, 살해를 한 사건이 나온 뒤에 마석도가 편의점의 범죄자를 체포하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주성철이 마약 수사를 하다가 잡힌 형사를 살해하는 장면이 나오고, 직후 마석도가 거리의 양아치들을 청소하는 시퀀스가 따라옵니다. 이것은 아마도 빌런과 마형사의 구두를 축조해내기 위한 의도적 편집일 것입니다. 그러한 의도가 이해됨에도 불구하고 세 편의 판박이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악당이 한 명이 아니라는 설정입니다. 시리즈에는 마석도와 대척점에 놓인 메인 빌런이 존재하고 이들과 삼각 구도로 엮이는 또 한 명의 악당이 등장합니다. 1편에서는 조폭 두목 황사장, 2편에서는 역시 조폭 보스인 최춘배 그리고 3편에서는 리키가 그렇습니다. 이렇게 일종의 변수처럼 빌런을 한 명 더 끼워 넣게 되면 이분법의 구도를 탈피할 수 있을 테니 이야기가 풍부해진다는 장점이 생길 것입니다. 선대 악 1, 선대 악 2, 악 1대 2의 구도가 형성되며 스토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니. 그런데 이 역시도 어쨌든 세 번째 자기 복재이다 보니 점점 예측 가능한 부분들이 많이 보였고요 그런 부분에서 흥미가 저하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자칫 잘못하면 이 시리즈는 공산품처럼 찍어내는 영화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굵직한 두 가지 사항을 차치하더라도 근본적으로 영화에서 유머를 발생시키는 요소가 동일하다는 지점이 있는데 그것은 당연히 마석도라는 캐릭터로부터 비롯되는 것일 것입니다. 비인간적인 괴력, 약간 부족한 듯한 어휘력 등이 그것입니다.

3대 빌런 주성철

주성철의 존재감은 장첸과 강의상 못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 2편에 비해 3편은 영화 자체가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빌런도 괜히 이 현상이 있긴 한데 그것이 캐릭터의 문제라기보다는 영화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실 어떻게 보면 주성철은 근본이 장첸과 강의상에 비해서는 약해 보일 수밖에 없는 빌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장첸 강해상은 돈을 위해 혹은 복수를 위해 타인을 무자비하게 노욕 하는 연쇄 살인마에 가까운 악당이었는데요 심지어 그들에게서 살인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성철은 물론 극악무도한 악한이긴 하지만 주 목적은 마약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마약상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이준혁 배우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계상의 빌런은 짐승이고, 자신은 전략적 빌런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보는 이들에게는 체감상 덜 공포스럽고 덜 자극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주성철 역의 이준혁 배우에게는 대중들 혹은 평간의 무거운 잣대가 들이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메인 빌런은 굉장히 큰 매력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다음 편으로 넘어갈 때 영화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그런 관점에서 많은 분들이 범죄 도시 3가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주성철에서 원인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2편보다 나아진 점

앞선 두 편과 비교해서 액션의 결이 완전히 바뀐 느낌입니다.기존의 범도 시리즈에서는 마형사의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원펀치 혹은 무대포식 힘으로 상대들을 제압하는 액션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보다 전문적인 복싱 기술이 녹아들어 간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마석도의 시점으로 만들어낸 1인칭 시점 게임 양식의 액션이라든지 혹은 인물 간 액션을 타이트하게 잡아낸 장면들이 좋았습니다. 범죄 도시 3은 영화의 다른 요소들은 전편들에 비해 담백하게 기름기를 빼는 대신 액션에 조금 더 방점을 찍었다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한줄평

급하게 나온 3편 반복되는 패턴이 주는 어쩔 수 없는 권태로움.. 그래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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